<p></p><br /><br />정신과 진료를 하다 환자에게 공격받아 숨진 고 임세원교수. <br> <br>그는 마지막까지 자신보다는 간호사들을 대피시키려 애썼습니다. <br> <br>전혜정 기자가 임세원 교수의 삶을 되돌아 봤습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[현장음] <br>"주변에 비슷한 사람이 지나가면 너 같고, 군중 속에 네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." <br> <br>백종우 교수는 30년 지기의 갑작스러운 부재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. <br> <br>매사에 진지해 독일병정이라 불렸던 친구. <br> <br>하지만 장병들의 자살예방에 대한 연구물이 국방부 자료로 채택된 날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지었습니다. <br> <br>[백종우 / 고인의 30년 지기] <br>"표정이 뻣뻣해요. 너무 진지해서… 그런데 이때는 진짜 환하게 웃어요." <br> <br>평생 연구를 하고 싶다며 대학병원에 남은 임세원 교수는 허리 통증을 참아가며 제자들을 가르쳤고, <br> <br>[권용석 / 고인의 제자] <br>"제자가 원장이 되면 굉장히 뿌듯해하시고, 좋아하셨는데 그 때가 이제 마지막이 됐죠." <br> <br>새해에는 또 다른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. <br> <br>[이민수 / 고인의 스승] <br>"죽기 일주일 전 연락이 왔어요. '교수님 제가 이제 우울증에서 벗어난 것 같습니다. 마음의 우울에서'(라고)." <br> <br>제자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회한이 밀려옵니다. <br> <br>[이민수 / 고인의 스승] <br>"그 제자가 얼마나 괴로웠을까…" <br> <br>"내 일은 행복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것이다." (고인의 저서 중에서) <br> <br>임 교수에게 진료를 받았던 환자들에게는 세상을 잃어버린 충격처럼 다가옵니다. <br> <br>[신동윤·최병희 부부 / 고인이 돌본 환자] <br>"진료 끝나면 꼭 따라 나오셔서 '좋은 날로 예약해드리라'고 간호사에게 부탁하고 들어가시고, 그 정도로 자상하셨어요." <br> <br>다시 인생을 살아보겠다는 희망을 가진 이들에게도 큰 슬픔으로 다가왔습니다. <br> <br>[김모 씨 / 고인이 돌본 환자] <br>"그 범인은 선생님만 살해한 게 아니라 환자 모두의 심정을 다 죽인 거예요. (환자들이) 마음의 길을 잃은 거예요." <br> <br>"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,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,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것… 무엇보다 더 나아지리라는 기대를 포기하지 않는 것." (고인의 저서 중에서) <br> <br>유족들은 고인을 기리는 마지막 추모식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. <br> <br>슬픔을 뒤로하고, 이젠 또다른 임세원이 나오지 않도록 진료 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침묵의 외침입니다. <br> <br>[신영철 / 고인의 동료(대독)] <br>"남편의 아픈 죽음이 꼭 임세원법으로 결실을 맺어 헛되이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. 가족도 이에 함께 하겠습니다." <br> <br>위기의 순간에도 간호사들을 먼저 걱정한 임세원 교수, <br> <br>그리고 가족을 잃고도 또다른 의료진의 안전을 걱정한 유족들의 모습은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. <br> <br>채널A 뉴스 전혜정입니다. <br> <br>hye@donga.com <br>연 출 : 김남준 <br>구 성 : 지한결 손지은 <br>그래픽 : 안규태